전문대학을 결정하면서 고려하였던 전공은 3가지 뿐이었습니다.
취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기에 소위 전화기라고 불리던 전기, 화공, 기계 중에서 선택을 해야했는데, 처음부터 정유, 석유화학 관련 직장에 취업하려는 목표를 가져서 화공과를 먼저 생각했으나, 집에서 통학이 가능했던 학교 중에서 화공과가 개설된 학교가 없었고, 전기와 기계 중에서는 기계가 자격증 취득이 용이하다는 친구의 추천에 따라 기계로 결정하고 진학하게 됩니다.
사실 공업계열 전문대학 중에서도 나름 서열이 있는 듯 합니다. 인하공전, 울산과학대 정도를 선호하는 듯 하고 타 지방에서는 조선이공대, 영남이공대 정도가 경쟁력 있는 것 같네요. 진학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될 듯 합니다. 현 직장에 올때까지도 별 생각은 없었는데 입사 후 신입사원 회식자리에서 모 노조 상근자가 어느 학교를 나왔냐고 묻고 듣더니 대놓고 무시하더군요. 개인적으로도 무시받을 학교라고 생각은 하는데, 남이 욕하니 기분이 나쁘덥디다. 솔직히 그 자리에 있던 전체 인원중에서 저보다 고등학교 성적이 좋거나 수학능력시험 성적이 좋은 사람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저처럼 학교를 선택할때 통학 가능 거주지만 생각하고 고르진 않았으면 하는게, 나름대로 사내 동문회나 선후배간 유대가 존재는 합니다. 그래서 절대적이진 않더라도 여러가지를 고려해서 선택하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어쨌든 한국나이 25살에 군대도 전역하고 입학 전형에 면접을 보러 갔는데, 교수가 목표를 묻길래 당당하게 정유사 등 대기업 취업을 이야기 했더니, "여기가 뭐하는 곳인 줄 아느냐?" 라고 묻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같이 진학했던 친구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하나의 에피소드지만 당시에는 '인생에서 사회적, 경제적 성공으로 가는길에 많이 비켜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일부 패배감과 일부는 정신을 다잡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개강 후에는 더 가관이었죠. 구성원들의 면면은 새내기 현역들은 주로 공업계열 고등학교 출신이거나, 일반계 고등학교 최하위권 출신 친구들, 중고 새내기들도 군대만 다녀왔을 뿐 타 학교, 직장 등에서 이미 실패를 경험하고 온 사람들. 교수진들도 우리를 좋은 회사에 보내서 건강한 경제활동인구로 사회에 내보내는게 아닌 어떻게든 취업을 통해 본인들 실적을 올리기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구요.
이런 공작기계도 입학해서 낯설었던게 엊그제인데... 졸업할땐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조그마한거 정도는 만들어보기도 했네요.
학교생활을 하면서 실기과목들은 낯섬에서 오는 어려움이 처음에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노력을 들이면 누구나 해낼 수 있는 정도이고, 필기과목들은 사실상 시험문제를 알려주는 수준인데 공부하는 사람의 숫자가 적어서 신경만 쓰면 누구나 고득점이 가능한 정도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학점을 만점을 받겠다기보다는 거기에 들어갈 노력과 시간을 취업을 위한 스펙을 만드는게 제가 가진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 판단하여 적당히 4점대 초반의 학점을 셋팅하고 자격증, 어학점수 등 스펙과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는데 시간을 보낸 편이었습니다.
자격증은 전공 산업기사(컴퓨터응용가공)와 위험물 산업기사를 취득하였는데 전공 같은 경우는 평소에 학과 공부를 적당히만 했다면 짧은 시간에 기출문제 풀이만으로 합격이 가능한 수준입니다. 실제로 저는 시험준비 자체는 3일정도 소요되었는데 1000문제 이상을 3회독 정도 했습니다. 이틀동안 1회독, 나머지 하루동안 2회독을 했는데, 고등학교때부터 시험대비와 문제풀이에 대한 나름의 전략을 갖고 있어서 활용하였고 기회가 되면 나중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재학시 어떤 학우들은 얼마나 공부했는지 묻고, 3일이라는 답을 들으면 애초에 저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해당문제들은 3일간 3회독만 한 게 아니라 평소 중간, 기말고사에도 교수들이 기출문제로 출제하였기 때문에(취업률 다음으로 중요하게 여겼던 자격증 취득율), 사실은 5회독 이상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학교를 다닐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저는 원래 다른사람이고 비범하다고 생각하며 나는 안될거라고 포기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어려서부터 지나온 과거의 생활방식의 차이와 삶의 다른 모습들이 지금의 작은 차이를 만들었기에 저는 조금 더 좋은 환경의 스타팅라인을 가졌던 것 뿐이라는 것입니다.
입사 후에 동기들과 동료 직원들을 보면, 다들 저와 같은 과거를 보낸 사람들만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 눈에는 평범하게 전문대를 졸업하고 나름 열심히 노력하는 삶을 살아 입사한 경우가 훨씬 많지요. 지식의 양과 학습하는 능력의 차이는 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기업 취업을 위해 요구하는 정도의 하한선이 그 차이만큼 존재하지는 않습니다. 결국 올바른 방법으로 노력하면 여러분들을 포함한 누구나 실현가능한 목표라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된 이야기도 별도 포스팅할 기회가 있을 것 같네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벌써부터 한계를 규정하고 포기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차이로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취업하게 되는 직장에 따라 사회생활의 스타팅라인이 벌어지게 되면 그 차이는 인생에서 더 극복하기 어려운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입니다.
어쨌든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자신감도 있었지만, 졸업 전 학교 추천으로 모 대기업 기술연구원의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지만 채용되지 못하였고 원하던 회사들의 문턱은 높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졸업 직전에 모 공기업에 취업하게 되었네요. 오래 다니지는 못했지만, 이것도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첫 직장으로 규모가 있는 회사를 취업한 것 자체가 그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회사를 알아보더라도 나름의 경력이 되어 이직을 쉽게 만듭니다. 항상 선배들이 말하던 첫 직장의 중요성이었죠. 물론 대다수의 사람들은 첫 직장에 취업한 것을 기뻐하며 평생 직장으로 퇴직하겠다 다짐하고 현실에 안주하게 되죠.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원래 생각하던 목표가 있고 자신이 있다면 이직이 가능할 때 과감한 결단도 필요했습니다.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지만 학교생활은 이 정도로 정리하고 다음은 본격적인 첫 직장생활과 이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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